🚑"아스피린 한알로 암 전이를 막을 수 있을까? – 작은 약의 큰 가능성"

 

 

아스피린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해열진통제다. 두통이나 근육통을 완화하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아스피린이 암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 오래된 약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아스피린은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스피린과 암 예방의 연관성

아스피린이 암과 관련하여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아스피린이 대장암을 비롯한 일부 암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는 아스피린이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성 염증은 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는데, 아스피린은 염증 유발 물질인 ‘COX-2(사이클로옥시게나제-2)’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암 전이를 막는 메커니즘

암 전이는 암 치료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다. 암세포가 원래의 종양에서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다른 장기로 퍼지는 과정에서 환자의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스피린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여 암세포가 혈류를 통해 이동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정상적으로 혈소판은 혈관 손상을 막기 위해 서로 응집하는데,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이동할 때 혈소판과 결합하여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이 혈소판 응집을 막아버리면, 암세포가 혈액 속에서 더 취약해지고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통해 암세포의 전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연구 결과와 논란

실제로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한 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전이 위험이 낮았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그러나 모든 연구가 일관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암 전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특정한 암에서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아스피린은 장기 복용 시 위장 출혈, 뇌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암 환자들에게 무조건 권장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혈액 응고와 관련된 약물을 함께 복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추가로 복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

가능성과 신중함

아스피린이 암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기에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일부 암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지만, 모든 암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며,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결국, 아스피린이 암 치료의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연구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암 환자가 자의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아스피린이 암 전이 억제에 효과적인 치료 전략으로 인정받을 날이 올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